"물발자국!" 그것은, 흘린 밥알 하나에도 농부의 흘린 땀까지 고려해 보는 것입니다. 하나의 상품을 생산하기까지 소비되는 물의 총량, 가상수(virtual water)를 계산하는 이 개념! 저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한테 선교사 훈련을 받은 것같습니다. "이른 비와 늦은 비, 단비를 주신 하나님과, 땀 뻘뻘 흘린 농부를 생각하라!"고...
그러고보니, 1991년 흥부선교사는 33살에, 저는 한 살 더 먹어, 헝가리 선교사로 왔습니다. 그때 저희 두 아들은 만 다섯 살, 두 살 반 이었는데, 밥알 하나도 소중하게 가르쳤지요. "엄마! 내가 '밥대가리' 라도 아끼라고 하니까, 사람들이 그 말 누구한테 들었냐고 해." "내가 너무 강조 했던가? 경상도 사투리 인가? 우하하하~" ^^
저희는 성도들의 헌금으로 사는 레위족, 즉 목사요 선교사 가족 입니다. 그 헌금 속에 든 많은 멧세지-눈물, 기도, 희생, 양보, 배려, 후원, 기대-를 명심하니까... 하나님께 바친 헌물로, 사역하고 사는 삶... 얼마나 엄중한지요!
지난 주일 "부다페스트 거리의 교회" 예배가 끝나고, 연이어 급식을 시작하려 할 때 였어요. 아틸라가 마이크를 잡더니, 그는 간염으로 반 년 고생한 후 회복되어 지금 열심히 섬깁니다. "지난 주 팔(Paul) 생일이 있었는데, 제가 축가를 부르겠습니다." 그리고는 3절까지 열심히 써온 헝가리 생일 노래 가사를 보며 부릅니다.
"볼도그, 볼도그, 볼도그 슐레티쉬너포트... 김 팔(Kim Paul)! 한 살 더 늙어진다는 건, 지혜가 더 생겼다는 거야. 행복한 날 되길~"
흥부선교사는 쑥스러워하며 애써 웃음을 참는데, 한 살 더 늙어간다는 구절에 그만 폭소를...! 노래가 끝나자 저 뒷쪽에 있던 한 자매가 선물이라고 가져와서 주네요. 햐~ 화장지와 빈 깡통을 가지고, 손으로 접어 만든 흰 꽃, 수공예품(hand made)! 저는 남편 뺨에 뽀뽀로 선물 했습니다. 흥부, 흥부 아내, 그리고 거리의 식구들...이, 그렇게 잠시 박수를 치며 웃었습니다.
저희가 이곳에서 거리의 식구들에게 따뜻한 밥과 국을 나눠줄 수 있는 것,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, 물발자국- 교회, 가정, 개인의 고백과 간증들-을 생각해보면... 너무너무 감사해서, 감격에 겹습니다. How Amazing God's Grace! 또 주께서 -지탱할 건강 주신 것, 헝가리어에 인내하게 하신 것, 아직은 볼 수 있게 하신 것...
선교의 물발자국, 얼마나 가슴 벅찬 지! "주님! 감사합니다! 할렐루야~"
우리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시던 찬송, "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,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 다 기록할 수 없겠네~"
화장지로 만든 꽃, 빈 깡통으로 만든 화분... 한 노숙자의 은사와 정성에, 노숙하는 그가 줄 수 있는 최고 아름다운 선물... 앞에, 이걸 받을 자격이 있나 우리 부부 숙연해지고, 가슴에 감동의 물결이 밀려옵니다. 그 물발자국(water Footprint)은, 바로 사랑의 발자국(Agape Footprint) 이니까요.
고맙습니다! 선교의, 물발자국! 명심하며, "충성되고 지혜로운 종" 되겠습니다.
부다페스트에서, 흥부 선교사 김흥근의 서명희 드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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